[블로그 개편기 - 1] 포트폴리오가 아닌 삶의 기록으로 다시 정의하기
처음에는 기존 GitHub 블로그의 디자인을 조금 더 보기 좋게 고치는 일이었다. 그런데 무엇을 보여 줄지 생각할수록 문제는 색이나 여백이 아니라 블로그의 정체성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개발만으로 나를 설명하기에는 기록하고 싶은 삶이 더 넓었다. 영어 공부, 주짓수 수련, 프리다이빙, 증류에 대한 관심, 어느 카테고리에도 넣기 어려운 일상까지 모두 같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렇다고 여섯 개의 작은 사이트를 운영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목표를 이렇게 다시 정의했다.
서로 다른 삶의 영역을 한곳에 담되, 평소에는 부담 없이 쓰고 필요할 때는 사진집이나 디지털 매거진처럼 확장할 수 있는 시각적 저널을 만든다.

현재 홈의 Hero. 직업이나 기술 스택 대신 사진과 한 문장으로 저널의 정체성을 먼저 보여 준다.
여섯 카테고리는 여섯 개의 브랜드가 아니다
최종적으로 남긴 영역은 개발, 영어, 주짓수, 프리다이빙, 증류, 일상이다. 카테고리마다 전혀 다른 색과 레이아웃을 주면 구분은 쉬워지지만, 한 사람의 기록이라는 인상은 약해진다.
따라서 공통된 타이포그래피와 여백, 이미지 규칙을 유지하고 콘텐츠의 성격만 달라지게 했다. 사진이 바뀌고 글의 온도가 달라져도 사이트의 문법은 같다. 분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장치이지, 각각을 별개의 세계로 만드는 장치가 아니다.
포트폴리오의 문법에서 벗어나기
초기 시안에서 가장 조심한 것은 전형적인 개발자 포트폴리오처럼 보이는 일이었다. 프로젝트 카드를 반복하고, 기술 스택을 전시하고, 첫 화면에서 직업을 크게 소개하는 방식은 이 블로그의 목적과 맞지 않았다.
소개 페이지에서도 회사나 특정 프로젝트가 사이트 전체를 규정하지 않게 했다. 경력은 필요할 때 정확하게 말하되, 이 공간의 주인공은 직함이 아니라 기록이어야 했다.
화면에서 시선이 움직이는 순서도 단순하게 잡았다.
사진 → 제목 → 글
UI는 그 흐름을 돕고 나서는 뒤로 물러나야 한다. 강한 그림자, 과도한 둥근 모서리, 글래스모피즘, 장식용 그라데이션을 덜어낸 이유다.
첫 화면이 정체성을 설명하게 만들기
현재 홈은 큰 사진과 한 문장을 나란히 둔다. 이 장면은 방문자에게 직업보다 먼저 기록의 분위기를 보여 준다. 아래로 내려가면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글이 이어지지만, 같은 편집 원칙 안에서 읽힌다.
블로그의 본질을 다시 정한 뒤 메뉴, 콘텐츠 모델, 기술 선택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디자인을 고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한 디자인인지 먼저 고친 셈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 정체성을 화면으로 옮기기 위해 어떤 레퍼런스를 참고했고, 무엇은 의도적으로 버렸는지 기록한다.